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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코칭 세션 중에 한 내담자분께서 저에게 아래와 같은 질문을 해 주셨습니다.
'어떻게 하면 상대방의 욕구를 알아차릴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은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사실상 대인관계의 깊이를 더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이 주제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잘 듣는다는 것
"그 사람 너무 말이 많아서 짜증 나!"
"그 사람 너무 말을 잘 들어줘서 짜증 나!"
우리가 살면서 상대방이 말이 많아서 짜증 나는 경우는 있어도, 잘 들어줘서 짜증 난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는 잘 듣는다는 것이 얼마나 삶에서 중요하고 긍정적인 행위인지를 말해 줍니다.
그렇다면, '잘 듣는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단순히 상대방이 말로 하는 것을 넘어서 말하지 않은 것까지도 알아차리는 것이 아닐까요? 그 사람의 감정, 욕구, 의도, 사실, 습관, 패턴, 존재, 신념, 가치 등 상대방이 말하지 않았지만 말로 표현하지 못한 부분을 함께 알아차리고, 발견하고, 이야기해 주는 것입니다.
이럴 때 상대방은 자신이 존중받고, 깊이 이해받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그들로 하여금 마음을 열고 더욱 안정적으로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만듭니다.
경청이란 상대의 마음을 듣는 것이라고 합니다.
잘 듣는다는 것, 경청이란 단순히 귀를 기울이는 것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것은 상대방과의 관계를 보다 깊고 의미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강력한 방법입니다.
경청은 대화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경청 방법에는 매우 다양한 기술들이 있습니다. 경청태도, 호기심 갖기, 미소 짓기, 맞장구치기 등 많은 방법들이 있지만 오늘은 상대방의 욕구를 알아차리기 위한 세 가지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1단계_패러프레이징
상대방이 말한 내용을 그대로 반복하거나 요약, 정리하는 단계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상대방은 자신의 말이 잘 전달되고 받아들여졌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거울에 비추어 주듯 이야기해 주는 것으로 상대방을 인정해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패러프레이징에서 유의할 점은 상대가 사용한 단어를 바꾸지 않고 가능한 그대로 사용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말에는 공통된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완전히 동일한 의미를 가진 것은 아닙니다. 간단한 단어도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제각각 다르게 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그 단어를 어떻게 정의하고 인식하는지를 파악하고, 그들의 정의를 그대로 반영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례
상대: 저는 목표 중심적인 사람입니다. 사람을 만날 때 왜 만나는지 오늘 할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확실히 하고 만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시간낭비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사람을 만나기 전에 이야기할 내용이 무엇이고,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 상대에게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만납니다. 이렇게 바쁜 세상에 그냥 만나서 커피나 마시고 세상이야기만 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효율적으로 살아야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세요?
패러프레이징: 당신은 목표 중심적으로 생각하시는 분이시군요. 사람을 만날 때도 그렇게 하는 것이 시간적으로나 관계적으로 효율적이라는 말씀이시군요.
상대방이 말한 내용을 수용해 준다는 것은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해 준다는 의미입니다. 이것은 반드시 내가 상대방의 의견에 동의한다거나, 그들의 의견에 반대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2단계_감정 공감하기
이는 상대방이 표현한 감정을 그대로 읽어주는 단계입니다. 상대방의 이야기에 공감해 준다는 느낌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사례
상대: 마음이 내키지 않는 새로운 프로젝트 때문에 매우 힘들어요.
일도 잘 풀리지 않아 왜 이 일을 맡았는지 자책감도 생깁니다.
감정 공감하기: 마음이 내키지 않는 새로운 프로젝트 때문에 힘드시군요.
또 왜 이 일을 맡았나 하는 자책감도 생기시고요.
보통 상대가 어떤 일을 실패해서 힘들어할 때,
'아, 정말 힘들었겠구나.'
'얼마나 견디기 어려웠을까'라고 맞장구를 쳐주면 상대방은 이해받고 공감받는다는 느낌을 느끼게 됩니다.여기에서 '아, 오, 아하, 아이구' 하는 등의 감탄사를 사용해 맞장구를 쳐주면 대화에서 호응하거나 동의하는 느낌을 넘어, 상대방을 인정해 준다는 느낌이 훨씬 강하게 전달됩니다.
'아, 그렇게 생각했구나'
'오, 그랬어'
'아하, 그런 생각을 했군요'
'아이구, 실망스러우셨겠습니다.'
이렇게 간단한 맞장구를 쳐 주는 것, 그렇게도 상대방이 애타게 원하는 것을 우리는 알아줄 필요가 있습니다.사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중요할 뿐만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그것은 다른 사람이 아닌 스스로에게 맞장구를 쳐주는 일입니다. 자기를 인정하고 사랑할 생각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자기 자신에게...
'아, 그렇게 힘들었구나'라고 맞장구를 쳐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으로 가는 길이 하나 더 생겨서 다행이다. 힘내자 '내 이름'라고 하면서 자신에게 따뜻한 공감과 위로를 해 주는 것입니다.
3단계_욕구 들어주기
'아 그래, 힘들었구나'라고 감정을 들어주면 '공감' 받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무언가 마무리되지 않는 느낌이 있습니다.
바로 '어떻게 해야 할까?' 상대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 '욕구'를 이해하고 읽어주는 것입니다.
사례1
상대: 시끄러워서 공부하기가 힘들어.
공감하기: 시끄러워서 공부하기가 힘들다는 이야기구나.
욕구 들어주기: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좀더 조용히 해 주었으면 좋겠다는거지?
사례2
상대: 저는 참 한심한 사람입니다. 어떤 계획을 세우고 끝까지 해 본적이 없어요. 저 자신에 대해 자신감도 떨어지고, 이제는 계획을 세우는 일 자체를 하기가 싫습니다.
공감하기: 어떤 계획을 세우고 끝까지 하지 못해 자신감이 떨어지셔서 속상하시군요.
욕구 들어주기: 그래서 이제부터는 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고, 자신감을 회복하고 싶으시다는 말씀이시군요.
사례3
상대: 저는 공부가 싫어요. 공부를 강조하는 세상이 잘 못되었다고 생각해요. 공부를 잘하는 사람만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이런 세상에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정말 끔찍해요.
공감하기: 공부 잘하는 사람만이 성공하는 것은 아닌데 그런 세상에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정말 끔찍하다고 느껴지시는군요.
욕구 들어주기: 공부로만 자신의 가치를 평가받는 것이 아닌, 무엇이든 나만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싶다는 이야기지요?
감정이 소통되면 점점 가까워지고, 함께 있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합니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욕구까지 읽어주고, 그 의미와 가치를 공유하게 되면 서로의 내면이 연결되는 느낌이 듭니다.
그 사람과의 관계는 물론이고, 대부분의 문제가 원만히 해결됩니다. 링컨도 <링컨>이라는 영화에서 '3개의 귀로 듣는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사람에게는 귀가 2개 밖에 없지만, 3개의 귀로 들어야 서로의 내면이 연결되고, 관계의 어려움도 풀리는 섭리를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직장생활에서, 친구와, 부부관계 등 소통에서 힘들어 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이들은 사람과 이야기 하지 않고, 팩트(fact; 사실)나 데이터만을 가지고 내용 중심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 입니다. 이런 태도를 접한 주변인 들은 '내 말은 듣지 않는다' 고 생각하고, 본인은 '나는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으려고 무척 노력합니다'라고 말합니다. 상대방은 '안 들어준다' 라고 느끼는데 나는 '열심히 듣는다' 고 한다면, 이것은 누구의 잘못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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